[소성현의 엔젤투자] 당신은 사업가인가요? 장사꾼인가요?

입력 2019-05-16 17:44   수정 2019-05-17 15:04


[캠퍼스 잡앤조이=소성현 얼트루 대표] 스타트업 대표님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누다 보면 정말 장사가 아닌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인지 고민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어떤 분들은 장사로 시작해서 매출이 커지면 그것이 사업이 되는 것이라고 말씀하는 분들도 계시고, 장사가 아닌 사업은 없다는 마케팅 전문가분들도 있습니다. 정확히 장사와 사업을 구분하지 못하면서 크게 키우려면 장사를 하면 안되고, 사업을 해야 한다는 말은 틀린 게 아닐까요. 

이번 칼럼에서는 제가 생각하는 장사와 사업의 차이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저도 작은 회사의 대표이사이자 흔히 ‘사장’으로 분류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저도 제가 사업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장사를 하고 있는지 항상 고민하게 됩니다.

최근에 읽은 어떤 책에서 보니 ‘Company’의 ‘Com’은 ‘Together’(함께)를 뜻하고, 어근 ‘Pan’(panis:라틴어로 양식)은 ‘Bread’(빵, 양식)을 뜻합니다. 이것을 보면 복수의 사람이 모여 같이 일하며, 그로 인해 발생한 이익을 나누는 형태가 회사이며, 사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초기기업의 경우 대부분 대표 또는 공동창업자들이 모든 일을 해결하기 위해 전문적이지 않으면서도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으며, 이를 통해 성장을 이루거나 최악에는 진행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만약 대표가 사업의 실무를 꿰기 위해 이러한 고통을 감내하고 성장했다면 장사를 해온 것이고, 다음 단계인 사업으로 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결국 사업을 하고자 하는 대표는 그 분야에 전문가를 영입해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그들이 최고의 능력치를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능력을 통해서 회사의 성장을 그리고 자기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사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참 간단하지만 각 분야에 맞는 전문가를 영입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려면 사장 혼자 결정하고 고통을 감내하는 장사와는 다르게 조직원들의 심리나 분배 등 고려할 사항이 많고, 이전 칼럼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회사는 유기적인 동물 같아서 한 곳이 아프기 시작하면 전체로 번지기 쉽기에 이를 잘 관리해야 할 것입니다. 제가 투자한 회사들 중에 장사로 오해를 받았지만 사업을 한 회사와 사업인 척했지만 장사로 결론 났던 두 곳을 꼽을 수 있습니다.

먼저 전자의 회사는 F&B공유플랫폼 회사로 성장 중인 ‘심플프로젝트컴퍼니’인데요. 투자할 당시 회사는 논현동과 대치동에서 ‘보통도시락’(도시락 배달 전문점)을 운영 중이었습니다. 제가 투자를 결정하게 된 것은 공유주방 플랫폼 비즈니스의 가장 기본은 다른 푸드메이커를 성장시킬 수 있는 능력인데, 이들은 배달도시락 장사도 성공해 이를 증명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투자 후 보통도시락은 디자인에서 ‘레드닷어워드’를 받고, 높은 재주문율을 보여주는 등 충분히 그들의 F&B 인큐베이팅 능력을 증명했습니다. 시작은 장사였지만 이 장사는 큰 사업을 위한 경험치를 쌓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죠. 그리고 회사가 성장하면서 그동안 인연을 맺어왔던 전문가들을 삼고초려 끝에 영입했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면서 지속적인 성장 그리고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일들을 계속 이루어 나가고 있습니다.

반면 후자의 경우 그럴듯한 사업계획이었지만 실제로는 장사로 그친 사례인데요. ‘르바르비에’라는 바버샵 및 남성화장품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였습니다. 실제로 S그룹 부회장님의 지원으로 정말 좋은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있었지만 그 기회를 받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였습니다. 투자자들이 분야의 전문가 영입을 요청했지만 이를 거부한채 주변 지인들 또는 파트타임으로 경력단절 여성분들을 고용해 미래를 그리는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눈앞에 있는 현재를 처내는 것에 급급했습니다.

회사는 하루하루 생존이 아닌 성장을 해야 하고, 고민에 중요한 결정을 하지 못한 채 하루를 보내는 것은 결국 하루를 생존할 비용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위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결국 사업은 대표 혼자가 아닌 회사의 체급과 성장방향에 맞는 전문가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고, 새로운 사람을 받아들여 유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소성현 대표는 고려대 생명공학부를 졸업해 IBK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등을 거치면서 펀드매니저로 활동해왔다. 이후 엔젤투자자로 변신해 100여개의 회사에 투자를 했고, 현재 마스크팩 브랜드 ‘얼트루’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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